필리핀 MTM어학원 15주간 어학연수후기

 

 

안녕하세요. GLP 교환학생 파견 프로그램으로 필리핀에서 15주간 어학연수를 온 자율전공학부 11학번 신윤호(Bill)입니다. 지금 이 수기를 쓰는 시점에서 한국 가는 날까지 4일이 남았는데, 이곳에서의 한 학기는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그만큼 많은 일이 있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보냈습니다.

 

이 어학연수 프로그램은 자율전공학부 입학자들의 특전 중의 하나였습니다. 다른 학부나 과들은 신청하여 그 중 선별하는 방식으로 들었는데, 저희 학부 학생들은 1학년 2학기 때 어학연수가 선택제였습니다. 본인이 원하면 가고, 원하지 않는다면 한국에 남아 수업을 듣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특수한 대학원 진학을 목적으로 하는지라, 같은 목표를 가진 친구들과 이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느냐 마느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의 친구들 중 대다수는 참여하지 않는 쪽을 택해서 한국에 남았고, 저는 부모님과 상담, 과 조교 선생님의 추천, 그리고 제 자신이 오랜 시간 생각한 끝에 이런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캐나다에 가려고 했었는데, 캐나다 어학연수 프로그램 추진 중에 마찰이 생겨서 캐나다에 가지 못하게 되었고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필리핀에 오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필리핀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 캐나다 어학연수 프로그램이 취소되자 불참하는 쪽으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커리큘럼이 우수하고 어학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결국 오게 되었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먼저 이곳의 커리큘럼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하자면, 저희 학교 학생들 기준으로 처음에는 수업이 총 일곱 과목이 있습니다. 하나는 cultural awareness라고 하여 필리핀의 문화의 이해를 돕는 수업으로, 처음 이 주간만 행해지고 마지막 주에 시티투어를 다녀옴으로써 종강합니다. 나머지 여섯 과목은 맨투맨 클래스 세 과목과, 그룹 클래스 세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들어오면 토익시험과 간단한 speaking 시험으로 이루어지는 레벨테스트를 보게 되는데, 그룹 수업은 이 결과에 따라서 배정이 됩니다. 그리하여 처음 시간표를 받게 되는데, 본인이 수업에 참여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매주 목요일마다 수업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첫 번째로 맨투맨 수업은 말 그대로 원어민 교사와 1:1로 하는 수업인데, 보통 교재 한 권을 정하고 수업을 하지만 책만 보는 것은 아니고 저는 이 원어민 교사들과 친구가 된다는 생각으로 수업에 임했습니다. 저는 맨투맨 수업을 통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떨쳐내고 자신감을 많이 키울 수 있었으며, 또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귄다는 즐거움까지 더해져서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맨투맨 선생님들과 가까워져서 같이 여행도 다니고 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흔히들 필리핀 하면 영어 발음에 대해 걱정을 하는데, 이곳 학원의 선생님들은 모두 교육받고 엄선된 선생님들로, 영어 발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좋았습니다.

 

두 번째로 그룹 수업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그룹 수업은 정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제가 들었던 수업은 presentation, reading and understanding, 그리고 business English 였습니다. 저는 수업을 바꾼 적이 없기 때문에 수많은 그룹 수업 중에서 들은 수업이 저 세 가지가 다였지만, 세 수업 다 정말 좋았습니다. 첫 번째로 presentation 수업은 영국 출신의 선생님인 Aiden선생님께서 진행하십니다. 말 그대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수업인데, 이 수업, 처음 시간표에 배정이 되어 있지 않다면 나중에 바꿔서라도 꼭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필리핀 어학연수에 와서 들었던 모든 수업 중에서 가장 영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많이 되었고, 가장 공부를 많이 하게 했던 수업이 presentation이었습니다. 반이 수준별로 나누어지고 수업 방식이 반마다 모두 다르긴 하지만, 저희 반의 수업 방식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우선 선생님이 한 가지 토픽을 제시해 주십니다. 에이든 선생님이 처음에 그 토픽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시고, 뒤이어 학생들이 준비 시간 없이 즉석으로 주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고 학생들에게 질문도 던지고 결론도 제시합니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은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과제를 제시합니다. 주제에 대해 충분히 준비하여 보통 10분에서 20분간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입니다. 이 때는 보통 다른 반이나 다른 클래스에서 청강하러 오기도 합니다. 저는 이 수업이 초기에 따라가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때로 정말 한국어로 논하기도 힘든 주제에 대해 영어로 논하자니 미칠 듯 했고, 수업을 바꿀까 생각도 여러 번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수업이 없었다면 어학연수를 마무리해가는 이 시점에서, ‘아, 공부 좀 많이 했구나’ 하는 만족감이 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수업은 reading and understanding인데, Eden 선생님이 진행하십니다. 이 수업은 이덴 선생님이 준비해오시는 하나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이야기의 내용에 대해 논하고, 그에 대한 문제도 풀고, 내용 요약 등 여러 가지 activity를 하는 수업으로, 수업 이름 그대로 읽기와 그에 대한 이해를 하는 수업입니다. 이덴 선생님은 수업에 대해서는 엄격하시지만, 알면 알수록 재치있고 재밌는 선생님이었습니다. 이 수업은 솔직히 호불호가 많이 갈려서 중간에 바꾸는 학생들도 정말 많은데, 저는 만족했던 수업입니다.

 

세 번째 수업은 business English인데, 미국 출신의 원어민 교사이신 Eric 선생님이 진행하십니다. 제가 알기로 프레젠테이션과 함께 가장 인기가 있는 수업 중 하나로, 꼭 한 번은 들어봐야 할 수업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이 수업에서는 실제로 회사나 이런 곳에 취업했을 때 할 상품에 관한 프레젠테이션, 미팅 또 취업 시 면접 때 할 인터뷰 등을 배우고 실제로 해 보기도 합니다. 또 이 수업을 진행하시는 에릭 선생님의 재치와 매력에 빠지면 자기도 모르게 수업에 홀려들게 되고 여러 모로 즐겁고 좋은 수업입니다.

 

수업에 관한 소개는 이 정도로 마치고, 학원에서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레벨 테스트를 봅니다. 처음 들어올 때 치르는 레벨 테스트와, 한국에 가기 바로 전 주에 치르는 레벨 테스트를 포함하면 총 다섯 번의 시험을 보게 됩니다. 이 외에도 수업 내에서 에세이 쓰기나 쪽지 시험 등 자잘한 시험들을 몇 번 보게 될 것입니다.

 

필리핀, 세부 시티에는 큰 규모의 쇼핑몰이 몇 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인 쇼핑몰을 소개하자면 아얄라 몰, SM 몰, 가이사노 컨트리 몰 등이 있는데, 이곳에서 생필품이나 한국 컵라면 등을 구할 수 있습니다. 아얄라 몰이나 SM 몰은 규모가 정말 커서, 안에 마트, 맛집, 볼링 같은 놀이 시설, 여러 브랜드의 옷 가게, 영화관 등이 있어서 자주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외국에 나온다면 꼭 해봐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음식문화 체험이겠죠. 필리핀의 강점 중 하나가 바로 저렴하지만 맛있는 음식입니다. 다른 물가는 그다지 싸다는 생각을 못 했는데, 음식 값 하나는 확실히 정말 저렴합니다. 기숙사에서 조금 나오다보면 ‘실로건 인 기안’이라는 필리핀 음식점이 있는데, 한화로 약 2000원 정도면 배불리 먹을 수 있고 맛도 정말 좋아서 인기가 많습니다. 또한 이곳 필리핀에서 맥도날드나 KFC보다 지명도가 높은 ‘졸리비’라는 패스트푸드 체인점도 있는데, 이곳 역시 저렴한 값에 햄버거, 스파게티, 치킨 등을 마음껏 먹을 수 있습니다. 또 아얄라 몰에 가면 ‘까사 베르데’라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한화 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정말 맛있는 스테이크나 립 등을 먹을 수 있어 아주 인기가 많습니다. 마르코 폴로 호텔이나 크라운 리젠시 호텔 등에는 뷔페가 있는데, 가격은 꽤 비싼 편이지만 한 번쯤 가볼 만 합니다. 이 외에도 비교적 저렴한 값에 허기를 달랠 수 있는 맛집은 수도 없이 많고 필리핀에 오면 더 많이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