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 웰츠어학원 어학연수 후기 by Syndy
안녕하세요, 저는 Syndy라고 합니다. 8주 ESL Course를 듣고 있어요.
한국이름은 정세희인데요, 웰츠어학원 안에서는 사람마다 영어 닉네임으로 불려요. 처음엔 제가 영어이름으로 불리는 것도, 친구를 영어이름으로 부르는 것도 굉장히 어색했지만 지금은 제가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켜주는 자극제(?)가 되고 있답니다. 향후에 웰츠어학원에 오실 분들은 미리 예쁘고, 멋진 영어이름 한번쯤 생각해보세요. 정 생각나질 않으면, 여기에 와서 동기들에게 부탁하셔도 되요. Syndy는 제 동기가 지어준 이름인데 마음에 쏙 들어요.
저는 현재 모 대학원에 재학 중이에요. 비록 다른 언어가 전공이지만, 영어에 대한 흥미와 욕심도 있고, 석사논문 영어개요를 제 힘으로 쓰고 싶어서 여름방학 두 달을 영어에 투자하기로 결정했어요. 이미 지난 학기 초부터 방학 동안, 호주나 캐나다로 가야겠다고 다짐한 터라 경비마련을 위해 통번역 알바도 하고, 생활비의 3/2를 저금하고, 종강과 동시에 날아가려고 3편의 기말보고서에 미친 듯이 매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가 호주에 있는 친구와 통화 중에 "호주에 와서는 너가 알고 있는 영어를 연습하고 써봐야 돼. 여기 와서 배울 생각은 하지마, 그러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들고, 두 달은 너무 짧아." 이 얼마나 잔인하지만 현실적인 말이던지…… 그리하여 계획 급 변경!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영어공부가 가능한 나라를 찾던 중에 대학교선배를 통해 필리핀 세부라는 곳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그 선배는 일년 전에 세부의 타 어학원에서 공부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특히 지역적으로 세부를 강력 추천 해줬어요. 치안과 학습환경이 마닐라보다 훨씬 좋고, 비용도 경제적 이라구요. 인터넷을 통해 세부의 어학원들을 검색해본 결과, "웰츠어학원"이 가장 저의 마음을 끌었답니다.
많은 긍정적인 후기들은 체계적이고 노련한 교학 법의 반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굉장히 믿음이 갔어요. 저도 웰츠어학원으로 결정하기 전까지 정말 많은 카페와 후기들을 훑어봤었어요. 욕심이겠지만 제 연수후기가 여러분이 무언가를 결정하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런 마음에서 제가 웰츠에서 학업적인 면에서 느끼고 경험한 점들을 위주로 말씀 드릴까 해요.
우선, 레벨테스트에 최선을 다하세요. 처음 웰츠에 도착하면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이후에 반 배정을 위한 레벨테스트가 있어요. 말 그대로 “본인의 수준”을 가늠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이 성적을 토대로 향후 어려 분이 어떤 수업내용을 듣게 될 지가 결정 되요. 중요한 건 (정기 레벨테스트 전까지) 처음 레벨이 두 달 동안 지속된다는 사실!
솔직히 저는 ‘에이, 레벨테스트가 별거냐. 아무 수업이나 들으면 되지’라는 생각에 대충대충 봤어요. 그나마 Listening은 첫 과목이어서 귀를 쫑긋 세웠지만, 그 이후의 Writing, Grammar, Reading은 찍기와 빈칸의 향연……물론 시험도 어렵기도 했구요.
그래서 그런지 Listening은 레벨4, Reading은 레벨2. 편차가 심하죠? 첫째 주 Listening 수업은 정말 죽을 맛이었어요. (원래 Listening이 약한 편인데다 시험결과가 예상외로 너무나도 좋게 나온 탓에) 레벨4 수업내용은 저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 듯 싶었어요. 지문내용이 얼마나 어렵고 빠르던지 2배속으로 재생한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였고, 3~5분 정도 되는 지문에서 알아듣는 단어가 전무할 정도였어요.
게다가 반 친구들은 다 알아듣던데…… 제가 얼마나 좌절 스러웠는지 상상이 되시나요? 사실 낮은 레벨로 바꾸려고 사무실에 찾아가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담당선생님이 “오늘은 어땠냐”, “너에게 맞는 교재를 찾아보겠다” 등등 꾸준히 저를 격려해주신 덕분에 차츰 수업에 융화되었어요. 게다가 오기가 나서 열심히 듣다보니 3주차로 접어들면서 상당히 많이 들리고, 지금은 반 친구들과 비슷한 수준이 된 듯 싶어요. 이에 반해, Reading(지문도 잘 안 읽고 대충 찍었는데, Listening과는 다르게 요행이 통하지 않았나 봐요. 하하)
수업내용이 전반적으로 평이해서 큰 어려움에 맞닥뜨리지 않았어요. 근데 바로 이 점이 아쉬워요. 공부는 조금 어렵게 하라는 말, 모두 들어보셨을 거에요. 본인의 실력보다 쉽게 공부 하다 보면, 실력이 향상되기 보다는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마는 경험 역시 모두들 있으실 거에요. 반대로 조금 어렵게 공부 하다 보면,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다가도 어느덧 ‘꼭 따라가주마!’라는 오기라던가, ‘아, 이런 새로운 것들이?!’라는 희열이라던가 기타 등등 별의별 감정이 들쑥날쑥하다가 결국엔 그런 어려움을 이기고 어느새 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잖아요. 그래서 reading 수업때는 ‘레벨테스트 신경써서 볼걸……’하고 후회하기도 했어요.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한번 정해진 레벨은 한 달 동안 바뀌지 않으니까요. 레벨테스트는 필리핀 영어공부의 첫 단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어요. 첫 단추가 잘 끼워져야 진정으로 알차고 보람된 연수생활도 기대해볼 수 있을거에요.
두번째로, 필리핀에 오시기 전에 전반적인 Grammar 내용을 한번쯤은 훑어보고 오세요. 한 언어에 있어Grammar는 거푸집 같은 “틀”이잖아요. 잘 만들어진 거푸집만 있으면 훌륭한 모양을 찍어낼 수 있듯이, 그 언어의 틀이 잘 잡혀 있다면, 흠잡을 데 없는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공부하고 오시라는 것도 아니고요, 완벽히 숙지하시라는 건 더더욱 아니에요. 학원수업이든, 동영상 강의든 그냥 편하게 듣고만 오셔도 될 거 같아요.
웰츠에 오시면, 숙련된 Grammar 선생님들이 많으셔서 그 이후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니까요. 다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한국어와 영어, 즉 모국어와 외국어의 차이에요. 사실 대부분 학생들이 부족한 영어실력 때문에 필리핀에 오잖아요. 그런데 결국 Grammar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죠. 영어로 Grammar를 들을 때와 한국어로 Grammar를 들을 때의 차이, 그 이해와 습득의 차이는 굳이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가늠이 되실거에요.
영어 이전에, 중국어를 공부해 본 저의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가끔 외국어는 외국어로 그칠 때가 있더라구요. 제가 처음에 중국에서 연수할 때, 중국어를 못하는데 중국어로 문법설명을 듣다보니, 아무리 들어도 이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흠, 머랄까, 머리에 팍 꽂히지도 않거니와 마음에 와닿지도 않는달까요. 한국어로 들으면, 그 개념들이 정확한 언어로는 표현이 불가능하더라도 머리 속에 조금은 그림으로 그려지고, 마음 속에 희미한 인상으로라도 남잖아요.
결국 그 당시에 저는 Broken Chinese로 돌아오고 말았다는. 영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경험을 교훈삼아 필리핀에 오기전 최소한의 준비로 한국어 동영상 강의를 한번 훑고 왔어요. 거기에 웰츠 선생님들이 1:1 수업에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시니까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졌어요(혹여 Grammar 시간 안에 이해를 못한 부분은 다른 수업 때 물어보기도 했어요. 다른 과목 선생님들도 모두 답변 잘 해주시니까). 그렇게 이해한 Grammar내용은 1:1 수업을 통해 활용하고, 연습하시면 되요.
타 어학원에 비해 웰츠는 1:1 수업이 비중이 높아서 활용할 기회도 훨씬 많고, 그 덕분에 당일에 배운 Grammar는 완벽히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었어요. 하루에 최소 6시간은 영어로 대화해야 하는데, 그 긴 시간 동안 그 많은 말들은 Grammar라는 토대가 없이 이어나가기는 힘들어요. 게다가 그런 Grammar라는 틀이 갖추어지지 않은 문장은, 문장이라기 보다는 단어의 나열에 가깝다고 봐야 할 거에요. 저는 처음에 문법적으로 제대로 된 문장을 생각하다가 말하는 속도가 느려지는 걸 많이 두려워했었어요. 그렇지만 웰츠 선생님들이 워낙 외국학생에 대한 이해가 깊고, 부족한 점을 잘 파악하고 계셔서, 그런 저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매 수업 시간마다 편안한 마음으로 “빠른” 문장보다는 “바른” 문장을 말하도록 노력할 수 있게 됐구요.
세번째로, 필리핀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처럼 순수한 영어사용 국가는 아니잖아요. 이 점은 어느정도 감안하고 인정하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본인이 의식적으로 그 억양을 따라하는 걸 자제하시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답니다. 그러나, 필리핀 선생님들은 말을 쉽게 풀어서 해주시고, Speech Habit 등 생소하지만 다양한 표현들을 사용해 수업하셨어요.
다른 연수후기들이 생활이나 여행에 관해서 너무 자세하고 훌륭하게 글을 쓰셔서 저는 뭘 쓰면 좋을까 한참을 고민했어요. 저는 최대한 수업에 관해서 말하고 싶었는데, 제대로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어느덧 웰츠 에서 8주차, 마지막 주네요. 첫째 주는 집에 가고 싶어서 눈물도 찔끔찔끔 흘렸는데, 그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 정말 빨라요. 한국에 가는 대신 선택한 필리핀 연수. 잘한 것 같아요. 이번 연수를 통해서 영어를 말하는 “감”을 잡았달까요. 웰츠의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아니었으면, 저는 여전히 서양친구 앞에서 어색한 미소만 짓고 있었을 거에요. 다음 학기에는 독일친구랑 꼭 영어로 대화 해봐야지ㅋㅋㅋ
저는 웰츠 에서의 정말 즐겁고 만족스러운 연수생활을 보냈어요.필리핀도, 세부도, 선생님들도, 친구들도 많이 그리울거에요. 필리핀에서 연수를 생각하고 있는 분들, 웰츠 에서든 다른 어느 어학원에서든, 즐겁고, 알차고 그리고 건강하게 공부하시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