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기오어학연수] 바기오어학원 모놀어학원 필리핀연수후기
"날기위한 도약" by Edward(16 weeks) 2011-06-04 ~ 2011-09-24
어려서부터 나는 늘 영어 공부를 하여 왔다. 중학교 입학부터 영어라는 과목이 생겨났고, 거기에 맞춰 알파벳을 외우며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것이 바로 내가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이유이자 조건이었다.
언제나 나는 우리나라의 사회구조를 탓하였다. 영어성적 없이는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며, 높은 토익 점수를 요구하는 학벌 중심의 사회를 보며 비판하였다. 그렇게 나는 영어에 대한 강박관념만을 가진 채 점점 영어와는 멀리하게 되었다. 시간이 흐른 뒤 어느덧 대학교 3학년,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예전과는 다른 나만의 목표를 위해서 다시 한번 영어를 도전? 해 보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취업과 점수를 위한 도전이 아닌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기 위한 발판이며, 더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은 나만의 작은 꿈인 것이다.
휴학 결정을 내린 후 필리핀에 오기 전, 6달 동안 나는 쉴 새 없이 돈을 벌기 위해 뛰어다녔다. 돈을 직접 벌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1년에 많은 학생들이 영어를 위하여 외국 어학연수 길에 오르지만, 솔직히 말해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많은 엑티비티 활동 등의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힘든 일과 여러 가지 다른 경험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4개월 후 어학연수 길에 오르면 예전의 힘들었던 시간, 소중한 시간들을 되새기며 후회 없는 어학연수 생활을 하고자 마음을 다잡았다.
많은 사람들이 휴학하고 돈을 번다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택배회사에서 짐을 옮기는 것부터 시작하여, 방진복을 입고 기계를 다루는 일까지 많은 일들을 거쳐 갔다. 발톱이 나가거나 일을 하고 나서 몸살이 오는 등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거기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과의 소소한 담소는 힘든 일 속에서의 작은 보람이었으며, 일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끝까지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그 중 가장 소중한 인연은 구미 LG display 공장에서 만난 중국인 회사원이었다. 3달 정도 출장을 온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국말을 전혀 할 수 없어서 그런지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없었다. 항상 혼자 밥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용기를 내어 어차피 어학연수를 위해 필리핀에 가기로 하였으니 가기 전에 미리 연습하고자 영어로 말을 걸어보기로 하였다. 그 때 나는 그와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고, 그 이후 영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절실하였다. 그는 지금 중국으로 다시 떠났지만 아직도 나는 E-메일을 통해 그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어학연수의 기간은 가기 전 준비기간도 어학연수 기간으로 포함하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어학연수의 중요성이 아닌 어학연수를 가기 전, 얼마나 준비를 하였는지 즉, 준비의 중요성을 설명해 주는 것이다. 가서 무조건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 보다는 가기 전부터 열심히 해서 가는 편이 그 효과를 배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돈을 버느라 솔직히 준비기간이 그렇게 길지는 못하였다. 일을 마친 후 한 달 정도 시간이 남아 있었는데, 가끔씩 가서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 때마다 더 열심히 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렇게 나는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작은 꿈을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필리핀으로 향하였다. 필리핀에서의 첫날은 정말 덥고 고된 하루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온몸을 감싸고도는 열기는 여기가 필리핀이구나! 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MONOL학원의 첫날은 잊을 수가 없다. 나는 MONOL에 오기 전 어차피 4개월 이라는 짧은 시간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 갈 것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의 중요성은 배제 시키고 오로지 머릿속에 영어로만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같은 목표, 공통된 생각을 가지고 멀리 이곳까지 온 새로운 Batchmate들과 Roommate는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동반자가 되었고, 그들이 있어 지금의 모놀 생활이 좀 더 활기 있고, 나를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된 것 같다.
둘째 날, 레벨테스를 통하여 나는 2레벨을 배정받았다. 처음부터 잘하면 여기 올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였으며 기초부터 하나하나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이틀이 흐른 뒤 아침 모닝클래스부터 오후까지 이어지는 스파르타식의 스케줄 속에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긴장도 많이 되었다.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과연 내가 필리핀 선생님 들이 하는 말을 다 알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 하지만 눈높이에 맞춰서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자 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을 보면서 나도 더 열심히 배우고자 마음먹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클래스를 꼽자면 모닝Class 인 것 같다. 모닝클래스의 수업 참여 여부는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이 듣는다. 나도 오기 전 한국에서의 마음가짐을 되새기며, 게을러지지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모닝클래스를 참여하게 되었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기본적인 발음과 문법을 통하여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발음은 정말 나에게 취약점이었다. 지방에 살아서 그런지 사투리가 원래 강하였지만, 영어는 다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처음에 지적을 많이 받아 당황도 하였지만, 연습을 통하여 조금씩 발전되는 나를 보며 영어단어나 문장을 볼 때 마다 한번이라도 더 읽으려고 노력하였다.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 Class는 DBC Class이다. MAN - TO - MAN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DBC 클래스는 Listening과 Writing, Speaking, Pronuncation 까지 영어의 모든 요소를 필요로 한다. 2시간 동안 이어져서 다른 수업보다는 힘들기도 하지만, 선생님과의 1:1 대화를 통하여 서로를 좀 더 알 수 있고, 또한 하나하나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배움의 즐거움은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았던 영어를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이렇게 하루하루 빡빡하게 반복되는 영어공부는 어떻게 보면 힘들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자신이 시간을 효율적으로만 활용하여 만들어 간다면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꽃은 15도 이상이 되어야지 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꽃은 그 한 번의 꽃망울을 피우기 위하여 묵묵히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사람들은 영어공부를 하기 위하여 노력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꽃을 피우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해버리고 만다. 이것은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꽃을 피기 위한 온도에 도달하지 못한 것일 뿐이다. 또한 그 결실을 맺는 사람은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얼마나 많이, 간절히 바라고 노력하였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지금 나의 MONOL 생활은 나의 인생에 있어서 영어의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남은 2달 동안 최선을 다하여 두 달 뒤 한국에 갔을 때 후회하지 않는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